
[경제·소비 이슈] 외국인 관광객과 백화점 특수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 매출 지형을 바꾸고 있어요
원화 약세가 만든 '역엔저 효과', 백화점 3사 외국인 매출 첫 1조 원 시대
작성일 2026. 7. 13. · 경제·소비 심층분석
“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 방문객 3명 중 1명은,
이제 외국인이에요 ”
오늘 유통업계에서 나온 소식 하나가 눈길을 끌었어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나란히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는 소식이에요. 내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지갑이 백화점 업계를 떠받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건데요. 오늘은 이 흐름이 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숫자를 통해 살펴봤어요.
1. 무슨 일이 있었나요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 매출 6400억 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어요.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7348억 원)의 87% 수준을 이미 채운 것으로, 이달 안에 지난해 연간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요. 신세계백화점도 상반기 외국인 매출 5800억 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약 6500억 원)의 90%에 달하는 수치예요. 현대백화점 역시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약 500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약 7000억 원)의 70%를 넘어섰어요.

백화점 3사 상반기 외국인 매출 비교 (자료: 유통업계 종합, 2026년 7월 13일 기준)
2. 왜 이렇게 잘 팔렸을까요
백화점들의 이런 호실적은 국내 소비 부진과는 대비되는 흐름이에요.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내국인 소비는 위축된 반면, 방한 관광객 증가와 원화 약세, K컬처 확산이 맞물리면서 외국인 소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에요.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역대 최초로 1000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한 달이나 빠른 속도예요. 한국관광공사 집계로는 지난 5월 한 달간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지출액이 2조1222억 원으로, 월 단위로는 처음 2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어요.
3. '원화 약세'라는 변수
이번 흐름의 핵심 변수는 원화 가치 하락이에요. 일본이 오랜 '엔저' 현상으로 해외 관광객 특수를 누렸던 것처럼,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여행과 쇼핑의 '가성비'가 높아진 거예요.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원화 약세에 따라 한국 여행의 가성비가 높아지며 5월에도 인바운드 관광객 흐름이 매우 양호했다고 짚었고, 이런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어요.
4. 명품에서 K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예전에는 외국인 관광객 하면 명품 쇼핑이 먼저 떠올랐지만, 이제는 소비 패턴 자체가 달라지고 있어요.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명품 매출이 129% 늘어난 가운데, 남성패션(110%), 여성패션(89%), 화장품(87%), 식음료(63%) 매출도 고르게 증가했어요. 단체 패키지 관광 대신 개별적으로 여행하는 자유여행객(FIT)이 늘면서, 구매 품목이 명품 중심에서 K패션·K뷰티·K푸드 등 한국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예요.
5. 고객 국적도 다양해졌어요
과거 중국 관광객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고객층이 훨씬 다변화됐어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2019년 외국인 매출에서 중국 고객 비중은 77.5%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8.5%까지 낮아졌어요. 반면 미국 고객 비중은 1.1%에서 19.1%로, 중국·일본을 제외한 기타 아시아 국가는 4.4%에서 14.9%로 크게 늘었어요. 중·일 갈등 속에서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옮겨오는 구조적 변화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돼요.

신세계백화점 외국인 매출 국적별 비중 변화, 2019년 vs 2026년 상반기 (자료: 신세계백화점)
6. 지점마다 다른 전략을 쓰고 있어요
백화점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관광형 백화점' 전략으로 외국인 고객을 공략하고 있어요.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은 외벽 미디어 파사드 '신세계스퀘어'에서 K팝 콘텐츠를 선보이며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아, 현재 방문객 3명 중 1명이 외국인이에요. 강남점은 한강 관광 인프라와 미식 콘텐츠를, 부산 센텀시티점은 크루즈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230%나 늘었어요. 롯데백화점은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운영 중인데, 이곳 매출의 약 70%를 외국인 고객이 차지하고 있어요.
7. 쇼핑 편의를 위한 디지털 경쟁도 치열해요
외국인 고객이 늘면서 쇼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경쟁도 뜨거워요. 롯데백화점은 AI 통역 디스플레이를 운영하고 중국의 샤오홍슈·가오더지도·따종디엔핑에 공식 채널을 열었고, 오는 9월에는 업계 최초로 유니온페이 QR결제와 NFC 퀵패스를 도입할 예정이에요. 현대백화점은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 글로벌'에 실시간 통역 기능을 더해 이달부터 스페인어·프랑스어 지원까지 시작했어요. 신세계백화점의 외국인 전용 멤버십은 120여 개국에서 3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상태예요.
8. 앞으로 지켜볼 변수들
다만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에요. 업계에서는 원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해외 명품 브랜드 본사가 한국 시장 판매 가격을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오히려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거예요. 또 항공권·숙박 등 국내 여행 인프라 공급이 급증하는 외국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어요. 반면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인바운드 특수를 최근 반도체 업계의 '장기공급계약(LTA)'에 비유하며,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어요.
| 구분 | 핵심 내용 |
| 백화점 3사 상반기 매출 | 롯데 6400억원, 신세계 5800억원, 현대 약 5000억원 (모두 역대 최대) |
| 방한 외국인 관광객 | 상반기 처음 1000만명 돌파, 지난해보다 한 달 빠른 속도 |
| 카드 지출액 | 5월 외국인 카드 지출 2조1222억원, 월 단위 첫 2조원 돌파 |
| 고객 국적 변화 | 중국 비중 77.5%(2019)→48.5%(2026), 미국 1.1%→19.1% |
| 소비 품목 확대 | 명품 중심 → K패션·K뷰티·K푸드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산 |
이 소식을 보며 든 생각
이 흐름을 보면서 인상 깊었던 건, 원화 약세라는 하나의 거시경제 변수가 이렇게 여러 산업의 지형을 한꺼번에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일본의 엔저가 관광 특수로 이어졌던 패턴을 한국이 그대로 밟아가고 있다는 느낌인데, 다른 점이 있다면 여기에 K팝·K드라마 같은 한류 콘텐츠의 힘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거예요. 환율이라는 가격 요인과 문화적 매력이라는 비가격 요인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만들어진 특수라, 앞으로도 꽤 오래갈 수 있는 구조적인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국적 다변화 추세를 보면서, 그동안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유통업계의 리스크가 조금씩 분산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다가왔어요. 중국 한 나라에 쏠려 있던 매출 구조가 미국, 동남아 등으로 넓어진다는 건, 외부 변수 하나에 흔들리는 취약성이 줄어든다는 뜻이니까요. 다만 원화 약세라는 '공짜 호재'가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을 거예요. 그 전에 K콘텐츠와 서비스 경쟁력이라는 '진짜 실력'을 얼마나 탄탄하게 쌓아두느냐가, 이 특수가 반짝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오래가는 성장동력이 될지를 가르는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고자료
● 허프포스트코리아 「[허프 트렌드] 내수 한파 녹인 관광객들의 지갑」(2026.7.13)
● ZDNet Korea 「외국인 관광객, 백화점서 지갑 열었다」(2026.7.13)
● 한국경제 「외국인 몰리더니…신세계百, 상반기 매출 5800억 사상 최대」(2026.7.13)
● 이데일리 「백화점 3사, 상반기 외국인 매출액 '역대 최대'…올해 1조 돌파 '청신호'」(2026.7.13)
● 이투데이 「백화점 3사, 외국인 매출 '3조 시대' 눈앞...K콘텐츠 앞세운 '관광형 전략' 통했다」(2026.7.13)
● 주간한국 「고환율의 역설…'1000만 외국인' 백화점·면세점 웃고, 대형마트 울고」
#외국인관광객 #백화점매출 #원화약세 #인바운드관광 #K컬처 #유통업계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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