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야기

[사건사고 · 소비자피해] 얼굴도 못 본 상대, 만남 횟수는 깎였다 — 결정사 '숨은 조항'의 기록

하얀5 2026. 7. 2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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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 소비자피해]

얼굴도 못 본 상대, 만남 횟수는 깎였다 — 결정사 '숨은 조항'의 기록

프로필만 보고 거절했을 뿐인데 만남 횟수가 사라졌다는 사람들, 그 뒤에는 계약서에 없던 조항이 있었어요.

작성일 2026. 7. 24. · 사건사고·소비자피해 심층분석

핵심 요약

· 한국소비자원, 2023~2025년 결혼중개서비스 피해구제 1,236건을 분석해 24일 결과를 발표했어요

· 전체 분쟁의 56.1%(693건)가 '계약해지·위약금' 관련이었고, 39.2%는 '계약불이행'이었어요

· 국내 업체 2곳은 실제 만남 없이 프로필만 제공해도 만남 횟수를 차감하는 조항을 두고 있었어요

· 성혼사례금 기준이 불분명한 업체가 8곳, 파혼 배상금 산정 근거를 못 내놓은 국제결혼 중개업체가 7곳이었어요

· 소비자원은 만남 횟수·환급 기준·성혼 조건을 계약서에 명확히 적으라고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당부했어요

 

1. 3년간 1,236건, 꾸준히 늘어난 결혼중개 피해

 

결혼정보회사, 이른바 '결정사'를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해마다 쌓이고 있어요. 한국소비자원이 24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접수된 결혼 중개 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모두 1,236건이었어요. 연도별로 봐도 2023년 378건이던 접수 건수가 2024년 409건, 2025년 449건으로 계속 늘고 있는 추세예요.

 

피해 유형을 나눠 보면 '계약해지·위약금' 관련이 56.1%(693건)로 절반을 훌쩍 넘겼고, 약속한 만남 주선이나 서비스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계약불이행'이 39.2%(485건), 상대방 정보나 만남의 질에 대한 '품질 불만'이 1.7%(21건)로 뒤를 이었어요. 소비자원은 피해구제 접수가 많은 국내외 결혼중개사업자 17곳을 직접 골라 실제 계약서와 약관, 피해 사례를 함께 들여다봤어요.

구분 내용
분석 대상 기간 2023년 ~ 2025년 (3년간)
총 피해구제 신청 1,236건
계약해지·위약금 56.1% (693건)
계약불이행 39.2% (485건)
품질 불만 1.7% (21건)
연도별 접수(2023→2025) 378건 → 409건 → 449건

표 1. 결혼중개서비스 피해구제 신청 현황 (자료: 한국소비자원, 2026.7.24 발표)

 

2. "프로필만 봤는데 만남 1회로 처리됐어요"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만남 횟수 차감' 방식이었어요. 통상 결혼중개서비스는 계약 시 정한 횟수만큼 이성을 소개받고,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본 뒤에야 한 번의 만남으로 인정되는 게 상식적으로 기대되는 방식이에요. 그런데 소비자원 조사 결과, 국내 업체 2곳은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과 신상정보만 회원에게 전달해도 그 순간 만남 횟수가 하나 차감되는 조항을 계약서나 약관에 넣어두고 있었어요.

 

이 경우 회원은 상대방의 얼굴을 실제로 마주하기는커녕 사진과 프로필만 보고 '이 사람은 아니다'라고 판단해 거절했을 뿐인데도, 업체 입장에서는 이미 한 번의 '주선'을 완료한 것으로 처리해버려요. 계약 기간 안에 정해진 횟수만큼 실제 만남을 기대했던 회원 입장에서는 정작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남은 기회만 줄어드는 셈이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항의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았어요. 중도 해지를 요구하는 분쟁 상당수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됐어요.

 

3. 환급액은 줄이고, 기준은 흐릿하게

 

만남 횟수 차감 문제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일부 업체는 중도 해지 시 환급액을 계산하는 방식에서도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를 갖고 있었어요. 전체 약정 횟수에서 이미 제공한 서비스 횟수를 뺀 뒤, 남은 횟수가 아니라 1회당 이용료를 오히려 높게 재산정해서 환급액을 줄이는 방식이었어요. 예를 들어 10회 계약에 2회만 서비스를 받고 해지해도, 1회 단가를 다시 계산하면 소비자가 돌려받는 금액은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적어지는 구조예요.

 

성혼사례금을 받는 업체 8곳은 무엇을 '성혼'으로 볼지 기준조차 불분명했어요. 실제 혼인신고나 결혼식이 아니라 상견례를 마쳤거나 결혼일이 잡혔다는 이유만으로 성혼으로 간주해 사례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국제결혼을 중개하는 업체 7곳은 한발 더 나아가, 파혼이 발생하면 상대방에게 배상금이나 위약금을 물리도록 계약서에 넣어두면서도 그 금액을 어떤 근거로 산정했는지는 제시하지 않았어요. 무제한 주선이나 추가 소개를 약속한 업체 4곳도 이를 계약서가 아닌 구두로만 안내해, 나중에 분쟁이 생기면 소비자가 약속을 입증하기 어려운 구조였어요.

 

☑ 핵심만 정리하면

① 실제 만남 없이 프로필 제공만으로 만남 횟수가 차감되는 조항이 존재해요

② 남은 횟수를 회당 단가로 재계산해 환급액을 줄이는 방식이 확인됐어요

③ 성혼 기준(상견례·결혼일 확정 등)이 업체마다 제각각이고 불분명해요

④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파혼 배상금은 산정 근거 없이 청구되는 경우가 있어요

 

4. 소비자원의 권고와 당부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대상이 된 17개 사업자에게 몇 가지 개선을 권고했어요. 계약서와 실제 구두 약정 내용을 일치시킬 것, 현행 표준약관을 사용할 것,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짜인 약관 조항을 손볼 것, 회원 사진 등 개인정보 이용 관련 조항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어요. 동시에 소비자를 향해서도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짚었어요.

"만남 횟수와 환급 기준, 성혼 조건 등 주요 내용을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보도자료 재구성 (2026.7.24)

 

소비자원은 특히 만남 횟수 등 중요한 정보는 말로만 전달받지 말고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인지 확인하라고 강조했어요. 만남 횟수를 어떤 기준으로 차감하는지, 중도 해지 시 환급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를 계약 전에 꼼꼼히 따져보라는 당부도 함께 나왔어요.

 

5. 법원까지 간 결정사 분쟁들

 

결정사를 둘러싼 갈등은 소비자원 상담 단계를 넘어 법정까지 이어지기도 해요. 최근에는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성혼했으면서도 이 사실을 업체에 알리지 않은 회원에게 법원이 성혼사례금과 위약금을 합쳐 거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가 있었어요. 재판부는 성혼사례금이 서비스에 대한 후불 성격의 대가이고, 업체 입장에서는 회원이 알리지 않으면 성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통지 의무와 사례금 지급을 강제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업체를 탈퇴해도 계약 자체가 합의로 끝난 게 아니라면 사례금 지급 의무는 남는다는 판단도 함께 나왔어요.

 

반대로 업체의 잘못이 인정돼 소비자가 배상받은 사례도 있어요. 국제결혼을 중개하면서 상대방의 공증된 신상정보를 만남 전에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 법원은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 없이 계약을 맺고 맞선까지 보게 됐다며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어요. 다만 소비자 역시 신상정보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확인했어야 한다는 점을 참작해 업체 책임을 20%로 제한하고 그만큼만 배상하도록 했어요. 이런 판결들은 결정사와 회원 사이의 권리·의무 관계가 계약서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린다는 사실을 보여줘요.

 

 

6. 왜 이런 조항이 계속 남아있을까

 

결혼정보업은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고, 국내외 결혼중개업자는 고의나 과실로 이용자에게 손해를 끼치면 배상 책임을 지도록 돼 있어요. 분쟁이 생기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참고해 해결하도록 돼 있고요. 하지만 법과 표준약관이 있어도, 개별 업체가 자체적으로 만든 약관이나 구두 안내가 표준약관보다 우선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로 지적돼요. 표준약관 사용은 권고 사항일 뿐 의무가 아니다 보니,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자체 약관 형태로 계속 살아남는 거예요.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결혼정보회사 가입이 늘어난 점도 맞물려요. '조건 안 맞는데 시간 낭비 싫다'는 이유로 젊은 층이 효율적인 만남을 찾아 결정사를 찾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어요. 실제로 결혼정보회사에는 20대 초·중반 이용자도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 상담 창구에서 나올 정도예요. 이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분쟁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정작 계약서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보니 뒤늦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요.

 

이 소식을 보며 든 생각

 

결혼이라는, 인생에서 가장 신중해야 할 결정을 돕겠다는 서비스에서 정작 소비자를 가장 답답하게 만드는 건 '말과 다른 계약서'였다는 점이 씁쓸했어요. 상대방 얼굴 한 번 못 보고 횟수만 깎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결국 이 서비스에 기대를 걸고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한 사람들이 가장 기본적인 것—내가 무엇에 동의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계약을 맺었다는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제한 주선을 구두로만 약속하고 계약서엔 담지 않는다거나, 성혼의 기준을 업체 마음대로 정한다는 대목에서는 이 시장이 그동안 얼마나 소비자보다 업체에 유리하게 짜여 있었는지 새삼 느껴졌어요. 다행히 이번처럼 실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만큼, 앞으로는 계약서 한 줄 한 줄이 조금 더 소비자 편에서 쓰이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7. 시사점과 앞으로의 전망

 

이번 조사는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려는 소비자에게 계약서를 반드시 직접 읽고 확인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겨요. 특히 '만남 횟수는 어떻게 차감되는지', '중도 해지 시 환급액은 어떤 방식으로 계산되는지', '성혼의 기준은 무엇인지'는 가입 전에 반드시 문서로 확인해야 할 항목이에요. 구두로 들은 약속은 분쟁이 생겼을 때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어요.

 

정책적으로는 표준약관 사용을 사실상 의무화하거나, 만남 횟수 차감 기준처럼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는 항목에 대해서는 아예 법령 차원에서 세부 기준을 못 박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해요. 결혼정보회사 시장이 커지는 흐름이 계속되는 만큼, 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속 조치에 나설지, 표준약관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될지 지켜볼 지점이에요.

 

8. 결정사 계약 전,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전문가들은 결혼정보회사와 계약을 맺기 전 몇 가지 항목만큼은 반드시 문서로 확인하라고 조언해요. 상담 매니저의 구두 설명이 아무리 친절해도, 계약서에 없는 약속은 분쟁이 났을 때 소비자가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아래 표에 정리한 항목들을 계약서에서 직접 찾아보고, 애매하게 적혀 있다면 서면으로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안전해요.

확인 항목 체크포인트
만남 횟수 차감 기준 프로필 제공만으로 차감되는지, 실제 만남 후 차감되는지
중도 해지 환급 규정 잔여 횟수의 단가를 어떤 기준으로 재계산하는지
성혼 기준 혼인신고·결혼식·상견례 중 무엇을 성혼으로 보는지
추가·무제한 주선 약속 구두 안내인지,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지
파혼·분쟁 시 배상 기준 배상금·위약금 산정 근거가 계약서에 있는지

표 2. 결혼정보회사 계약 전 체크리스트 (자료: 한국소비자원 조사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

 

마무리하며

 

3년간 1,236건, 그중 절반 이상이 계약해지·위약금을 둘러싼 갈등이었다는 이번 조사 결과는 결혼정보회사 시장이 그동안 소비자에게 얼마나 불친절했는지를 숫자로 보여줘요. 프로필 제공만으로 만남 횟수가 차감되고, 환급액은 줄고, 성혼 기준과 배상금 산정 근거는 흐릿한 채로 남아있던 관행들이 이번 발표로 조금씩 수면 위로 드러났어요.

 

결혼정보회사에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상담 매니저의 설명보다 계약서 조항을 먼저 확인해보시길 바라요. 만남 횟수 차감 기준과 환급 규정, 성혼 조건까지 문서로 남아있는지 짚어보는 작은 습관이 나중에 겪을 수 있는 억울한 분쟁을 미리 막아줄 거예요.

 

참고자료

 

· 한국경제, "'상대방 얼굴도 못 봤는데요?'…결정사 '황당 수법'에 당했다" (2026.7.24)

· 한국소비자원, "국내 결혼중개 관련 소비자피해, 2건 중 1건은 계약해지·위약금" 보도자료 (2026.7.24)

· 글로벌뉴스통신, "한국소비자원, 결혼 중개 서비스…중도해지 시 환급금 산정 분쟁 주의" (2026.7.24)

· 컨슈머뉴스, "결혼 중개 서비스, 중도해지 시 환급금 신청 분쟁 많아 주의해야" (2026.7.24)

· 아시아경제, "지난해만 411건… 결혼중개 피해 역대 최대" (2026.5.20)

· 한국경제, "'조건 안맞는데 시간낭비 싫어'…2030, 결혼도 가성비가 우선" (2026.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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